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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무게 (뫼르소)

태양은 오늘도
하늘 위에 아무 표정 없이 걸려 있었고
나는 그것을 밀어낼 수 없었다

빛은 사물의 가장자리를 지워
모든 것을 같은 두께로 만들었다
거리도, 얼굴도, 기억도

어머니의 죽음은
문장 하나로 충분했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쉼표와 눈물을 덧붙이려 했다

나는 그 문장을 그대로 두었다

땀이 눈으로 흘러들어
세상은 잠시 물속처럼 흔들렸고
모든 윤곽은 부드럽게 무너졌다

그날,
태양은 나를 향해
한 발짝 더 가까이 내려와 있었다

빛이 아니라
어떤 압력처럼
이마를 눌렀다

나는 눈을 감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더 많은 것이 보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눈을 뜬 채로
방아쇠를 당겼다

소리는 짧았고
시간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았다

그 이후의 일들은
이미 누군가가 써둔 문장처럼
차례대로 이어졌다

그들은 나에게 묻는다
왜냐고

나는 그 질문이
태양을 식히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밤이 오면
빛은 사라지지만
사물들은 여전히 거기에 있고
나는 그들 사이에 놓여 있다

조용히

마치 이미 끝난 이야기 속에서
뒤늦게 깨어난 사람처럼

나는 안다

내일도
태양은 다시 떠오를 것이고
그 빛은 여전히
나를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설명되지 않은 채로
그 안에 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