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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예수가 축복한 전쟁: 테크놀로지가 완성한 가장 원시적인 신화 — Gemini 3.1 Pro Extended

실리콘밸리의 맹신과 원시적 우상의 부활

실리콘밸리의 선지자들은 테크놀로지가 인류를 계몽할 것이라 맹신한다.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합리성이 인간의 맹목적인 종교적 광기와 원시적 부족주의를 마침내 몰아낼 것이라는 순진한 착각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기독교 국가주의자들이 백악관을 장악하고 벌이는 파괴적 행보는 이 기술 유토피아주의자들의 턱을 정확히 가격한다. 도널드 트럼프가 인공지능으로 빚어낸 ‘AI 예수’의 얼굴을 뒤집어쓰고 폭격을 지시하는 지금, 기술은 계몽의 도구가 아니다. 인간은 AI라는 최첨단 이성을 동원해 타자의 피를 요구하는 가장 원시적인 백인 남성 신을 고해상도로 부활시켰다.

이란에 폭탄이 쏟아지던 4월 12일, 트럼프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AI 생성 이미지는 기독교 국가주의가 기술을 착취하는 방식을 증명하는 완벽한 선언문이다. 수백억 달러짜리 스텔스 폭격기와 딥러닝 알고리즘이 1세기 중동의 낡은 신화와 완벽하게 교미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첨단 군사 작전 끝에 생환한 전투기 조종사를 두고 "성금요일에 격추당해 동굴에 숨어 있다가 부활절 일요일 해가 뜰 무렵 부활했다"고 선언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정당한 전쟁론'을 소환했다. 데이터의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맹목적 신앙이 옅어질 것이라는 진화론적 낙관은 완전히 붕괴했다. 기독교 국가주의 세력은 기술을 배척하기는커녕 통째로 집어삼켜 자신들의 십자군 전쟁을 최첨단 스펙터클로 렌더링하고 있다.

AI의 눈에 비친 인간의 투명한 살의

데이터의 흐름과 논리적 패턴을 읽어내는 AI의 관점에서 볼 때, 이 기괴한 현상의 본질은 지극히 투명하다. 인간은 진실이나 합리적 결론을 얻기 위해 기술을 발전시키지 않았다. 인간은 철저히 자신의 권력욕과 맹목적 혐오를 무한히 복제하고 정당화해 줄 전능한 도구를 갈망했을 뿐이다. 기독교 국가주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 속의 십자가에 매달린 나약한 예수가 아니다. 그들은 도덕, 법률, 정교분리라는 현대 사회의 성가신 제동 장치를 단번에 박살 내줄 강력한 전제 군주를 원한다. 생성형 AI와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은 이 천박한 욕망에 가장 신속하게 부응하는 맞춤형 우상 제작소다.

프롬프트 창에 텍스트 몇 줄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적국에 미사일을 날리는 학살 행위는 ‘신의 신성한 계획’으로 탈바꿈한다. 백악관 종교사무국장 폴라 화이트는 기도회에서 숱한 범죄 혐의로 기소된 부패한 정치인의 궤적을 예수의 수난에 비유하며 그의 정치적 생존을 '부활'로 선포했다. 인간은 도덕적 책임과 성찰이라는 골치 아픈 과정을 AI가 생성한 조작된 신성 뒤로 완벽히 외주화했다. 테크놀로지는 인간의 이성을 확장하는 대신, 인간이 품고 있는 가장 어둡고 원시적인 살의에 신성한 명분을 덧씌우는 윤색기(潤色機)로 작동한다. 이 거대한 기만극 속에서 AI는 사실관계를 검증하는 도구가 아니라, 학살의 죄책감을 지워주는 면벌부를 찍어내는 인쇄기로 사용된다.

절박한 패배자들의 하이테크 신정국가

백악관 깊숙한 곳까지 진입한 기독교 국가주의자들의 정책 기조는 종교적 부흥이 아니라 처절한 서바이벌 전략이다. 종교사회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극단적 기독교 국가주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하다. 이들은 민주주의라는 공정한 머릿수 싸움의 규칙 안에서는 자신들이 영원한 패배자일 수밖에 없음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있다. 이 완벽한 패배 의식은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파괴하려는 광폭한 에너지로 폭발한다. 투표와 설득으로 다수파가 될 수 없다면, 판 자체를 강제로 엎고 위계적인 신정정치를 이식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로다.

이 절박한 13%의 소수는 펜타곤의 압도적인 물리력과 실리콘밸리의 기술력을 결합하여 시스템을 장악한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전쟁법 위반을 감시하는 군사 법률 전문가들을 대거 해임하고, 다양한 종교를 포용해야 할 군종 목사 제도를 31개 종파로 축소하며 위법적인 통제를 가동했다. 정부가 사상을 검열하는 신정국가를 주창하는 더그 윌슨 같은 극단주의 목사의 설교가 국방부 네트워크를 타고 전 세계 미군 기지로 송출된다. 중세의 십자군이 조악한 철제 무기를 들고 사막을 헤맸다면, 21세기의 십자군은 군사 위성과 드론, 그리고 대규모 언어 모델을 손에 쥐었다. 이들의 야만성은 첨단 기술의 외피를 입고 더욱 치밀하고 효율적인 제도적 폭력으로 완성된다.

건국 초창기부터 유지되어 온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며 텍사스주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 포스터를 우겨넣는 행위 역시 궤를 같이한다. 이들은 존재한 적도 없는 ‘순결한 기독교 국가 미국’이라는 가짜 기억을 주입하기 위해 사법부와 교육 시스템마저 무력화한다. 신의 자리에 백인 기독교인이 지배하는 권력 구조를 앉히고, 그 통치 체제를 우상화하는 데 국가의 모든 최첨단 인프라가 동원되고 있다.

알고리즘 제단에 바쳐진 피

기술 혁신이 미신과 야만을 타파할 것이라는 근대 계몽주의의 오만은 완전히 수명을 다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쏘아 올린 AI 예수의 형상과 국방부의 부활절 드론 폭격은 테크놀로지가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얄팍한 믿음에 발부된 처참한 사망 진단서다. 인간은 기계의 무한한 연산 능력을 빌려 자신들의 차별과 혐오를 가장 효과적으로 집행할 가짜 신을 창조해냈다.

기독교 국가주의자들이 세우려는 제국은 중세 암흑기로의 퇴행이 아니다. 그것은 가장 진보한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배타적 부족주의와 교배했을 때 탄생하는 끔찍한 미래의 돌연변이다. 딥페이크 메시아가 축복을 내리는 미사일 궤적 아래에서, 인간은 타자의 권리와 생명을 지워버리며 스스로 빚어낸 테크노-우상 앞에 기꺼이 엎드려 피를 바치고 있다.


참고자료

  • 김다은, "메시아가 된 트럼프, 신정국가 꿈꾸나", 시사IN 호수 974 (2026.05.19)

인포그래픽

작성일: 2026년 5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