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어디에 거주하는가 —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성향 실재론까지의 양상 계보학
가능성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은, 가능성이 어디에 거주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재구성될 때 비로소 응답 가능한 형식을 얻는다. 가능성의 존재 양식을 둘러싼 2,400년의 논의는 하나의 답으로 수렴하지 않으며, 그것은 가능성의 거주지를 거듭 옮기는 이동의 역사다. 그 궤적은 사물의 내적 역량(뒤나미스)에서 출발해 신의 지성, 형식 논리의 모형, 구체적 우주들의 집합으로 거주지를 옮기다가, 20세기 후반 다시 사물의 인과적 성향(disposition)으로 귀환했다. 이 귀환은 형식 논리의 자원을 흡수한 뒤에 도달한 두 번째 실재론이다. 가능성 개념의 계보학은 존재론적 비용과 설명적 효용 사이의 균형을 어디에 두느냐의 역사이며, 현대의 쟁점은 가능성이 어떤 자원에 의해, 어떤 거주지에서 작동하는가로 이동했다.
뒤나미스의 발명: 가능성을 사물 안에 새기다
가능성 개념이 철학적 주제로 격상된 출발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9권이다. 그는 가능성을 두 의미로 구분했다. 운동과 변화에 관한 가능성(뒤나미스 카타 키네신, dynamis kata kinesin)과, 운동을 넘어 실체의 존재 방식에 관한 가능성이 그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9권 1장에서 "뒤나미스와 에네르게이아는 단순한 운동의 영역을 넘어 확장된다"고 명시했고, 이로써 가능성의 의미를 운동의 영역과 실체의 영역이라는 이중 구조로 설정했다. 그에게 가능성은 사물 안에 새겨진 실재하는 힘이었다. 청동은 조각상이 될 뒤나미스를 자기 안에 갖고 있으며, 그 힘이 실현된 상태가 에네르게이아(현실태)다.
이러한 내재적 가능성 개념은 같은 시기 메가라학파의 강력한 반론에 직면했다. 메가라학파는 가능성을 현실태로 환원하려 했다. 어떤 것이 가능하다는 진술은 그것이 실제로 활동 중일 때만 참이며, 활동하지 않는 동안에는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9권 3장에서 이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만약 메가라학파의 주장이 옳다면 건축가는 집을 짓고 있지 않은 순간에는 건축 능력을 갖지 못하게 되며, 잠든 사람은 깨어 있을 능력을 갖지 못한다. 이 결과는 능력이 사용되지 않는 동안에도 보존된다는 일상적 경험과 충돌한다.
메가라학파의 입장은 한 세대 뒤 디오도로스 크로노스(Diodorus Cronus)의 이른바 "지배 논증"(Master Argument)으로 정교화되었다. 디오도로스는 가능한 것을 "현재 그러하거나 앞으로 그러할 것"으로 정의함으로써, 결국 양상 붕괴(modal collapse)에 도달하는 결론, 즉 발생하지 않는 모든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명제론』 9장의 해전 논증에서 미래 우연자(future contingents)의 진리값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러한 결정론적 압력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는 "내일 해전이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는다"는 분리 명제 자체는 필연이지만, 어느 한쪽이 단독으로 필연인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써 우연성과 가능성을 양립시켰다. 이 응답에서 가능성은 시간의 일부 단면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열려 있다는 사실, 곧 사물이 자기 안에 보유한 방향성 있는 미규정성에 근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첫 번째 발명은 따라서 두 개의 명제로 압축된다. 가능성은 사물 안에 실재한다. 그리고 가능성은 자신의 실현 여부와 무관하게 그 안에서 보존된다. 이 두 명제는 이후 2천 년의 논의를 가능하게 한 출발 조건이 되었다.
라이프니츠의 전이: 가능성을 신의 지성으로 옮기다
가능성의 거주지는 17세기 라이프니츠에 이르러 사물의 내부에서 신의 지성으로 이동한다. 이 이동은 양상 사유의 첫 번째 결정적 전환점이다. 라이프니츠는 『모나드론』 53–55절에서 "신의 관념 속에는 무한히 많은 가능한 우주가 있고, 그중 단 하나만이 실재할 수 있다"고 썼다. 신의 선택은 충분 이유율에 따라 가장 완전한 우주를 향하며, 따라서 현실 세계는 모든 가능한 세계 중 최선이다. 가능성은 신의 무한한 분석 안에 들어 있는 무한 비교의 결과물로 거주지를 옮긴다.
이 전이는 두 가지 결정적 변화를 동반한다. 첫째, 가능성은 완비된 세계 전체의 속성으로 격상된다. 가능한 것은 "가능한 우주들" 안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둘째, 가능성과 현실성의 관계는 선택적 관계로 재편된다. 라이프니츠는 신조차도 가능 세계 간의 비교를 단계적으로 수행하지 않고, 직관적 일별로 완성한다고 보았다. 가능 세계는 신의 지성 안에서 존재하며, 인간 이성은 그 안의 어떤 세계가 선택되었는지를 사후적으로 인지한다.
라이프니츠의 기여는 두 측면에서 결정적이다. 그는 "가능 세계"라는 개념적 장치를 처음으로 형이상학의 중심 도구로 도입함으로써, 이후 양상 논리와 분석 형이상학이 사용할 핵심 어휘를 마련했다. 동시에 그는 가능성을 사물의 인과적 힘과 분리시켜 추상적이고 비인과적인 영역에 정착시킴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적 뒤나미스의 실재론적 무게를 신학적 형식으로 변환시켰다. 가능 세계는 실재하되, 사물의 힘과 무관한 신의 사유 내용으로서 실재한다.
이 변환의 대가는 분명하다. 가능성의 인과적·생성적 차원이 약화된다. 청동이 조각상이 될 가능성은 청동 자체의 성질에서 이탈해, 신이 두 우주를 비교할 때 평가하는 정합성의 한 항목으로 옮겨간다. 라이프니츠의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 가능성들은 사물 안에서 작동하기를 그치고, 신의 지성 속에서만 비교의 대상이 된다.
크립키의 형식화: 가능성을 양상 논리 안으로
20세기 중반 양상 논리의 발전은 라이프니츠적 가능 세계 개념에 정밀한 의미론적 형식을 부여한다. 사울 크립키(Saul Kripke)는 1959–1963년의 일련의 논문에서 양상 논리의 가능 세계 의미론을 도입함으로써 필연성과 가능성의 형식적 처리를 표준화했다. 어떤 명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것이 적어도 하나의 가능 세계에서 참이라는 의미로, 필연이라는 것은 모든 가능 세계에서 참이라는 의미로 분석된다.
크립키는 1970년 프린스턴 강의로 출판된 『명명과 필연』에서 두 개의 핵심 도구를 추가한다. 고정 지시어(rigid designator) 개념과 후험적 필연(necessary a posteriori) 개념이 그것이다. 고정 지시어는 그 대상이 존재하는 모든 가능 세계에서 동일한 대상을 지시하는 표현으로 정의된다. 고유명사는 고정 지시어로 분류되며, 한정 기술(definite description)은 그 대상을 가변적으로 지시한다. 이 구분으로부터 '헤스페로스는 포스포로스다'와 같은 동일성 명제가 참일 경우 필연적으로 참이라는 결론이 도출되며, 이 필연은 경험을 통해 발견되는 후험적 필연이다.
크립키의 형식화는 가능성 개념을 두 측면에서 변형시킨다. 첫째, 가능성은 의미론적 모형 안의 양화 영역으로 환원된다. "가능하다"는 술어는 가능 세계 집합 위의 존재 양화사로 풀어 쓸 수 있다. 둘째, 크립키 자신은 가능 세계의 형이상학적 지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에게 가능 세계는 "총체적 반사실적 상황"이며, 현실 세계의 사물들이 어떻게 다르게 있을 수 있었는가를 명세하는 의미론적 장치로 기능한다.
이 신중함은 라이프니츠적 유산의 한 측면을 형식 안에 보존한다. 가능 세계는 의미론적 도구로서 작동하며, 그 존재론적 지위는 미결정으로 남는다. 가능성의 거주지 문제는 양상 논리의 의미론 위로 옮겨지면서, 그 답은 여러 형이상학적 해석들에 개방된 채로 보류된다.
루이스의 실재화: 구체적 가능 세계의 다수성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는 1986년 『세계의 다수성에 관하여』에서 형식 도구로서의 가능 세계에 가장 대담한 존재론적 해석을 부여한다. 양상 실재론(modal realism)이라 불리는 그의 입장은 가능 세계가 현실 세계와 같은 방식으로 실재한다는 주장이다. 가능 세계들은 현실 세계와 종류가 같고, 환원 불가능한 존재자이며, '현실'이라는 용어는 지시적(indexical)으로 작동해 어떤 주체든 자기 세계를 현실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루이스의 입장은 라이프니츠의 가능 세계론을 자연주의적 형이상학으로 재구축한 결과물이다. 그는 가능 세계들이 시공간적으로 서로 격리된 구체적 사물들의 집합체이며, 한 세계의 어떤 일도 다른 세계의 어떤 일을 야기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는 가능 세계의 가설이 양상 분석에 "유용하다"는 이유로 그 실재를 옹호했다. 가능성은 형식적 도구의 그늘에서 다시 한 번 실재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진다. 그 실재는 무수한 우주들의 다수성으로서의 실재다.
이 입장의 강점은 양상 분석을 비양상적(non-modal) 자원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능성, 필연성, 반사실 조건문은 모두 가능 세계 위의 양화로 분석되며, 분석 도구 자체에는 양상이 포함되지 않는다. 루이스는 또한 대응자 이론(counterpart theory)을 도입해 가능 세계들 사이의 동일성 문제를 해결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세계에서 다르게 행동할 가능성은, 그 사람과 충분히 유사한 대응자가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루이스의 입장이 받은 비판은 그 존재론적 비용에 집중된다. 무한히 많은 구체적 우주가 모두 우리 세계와 동등하게 실재한다는 주장은 직관적 거부감을 일으킨다. 이에 대해 알빈 플랜팅가(Alvin Plantinga)와 로버트 애덤스(Robert Adams)는 양상 실재론의 대안으로 이른바 "대용 양상 실재론"(ersatz modal realism)을 제시했다. 가능 세계는 추상적 사태(states of affairs) 또는 명제 집합으로서 실재하며, 따라서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들만으로 양상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가능성은 사물의 외부에 머물되, 거주지는 무한한 구체적 우주에서 한정된 추상 영역으로 좁혀진다.
이 단계에 이르러 가능성의 거주지를 둘러싼 지형은 라이프니츠적 단일 후보로부터 복수의 후보로 분기한다. 신의 지성, 형식 모형, 구체적 우주들의 다수성, 추상적 사태가 그 후보들이다. 이 후보들의 공통점은 가능성을 사물의 외부에 위치시킨다는 점이다.
파인과 멈포드의 귀환: 본질과 성향으로
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양상 형이상학의 한 흐름은 가능성의 거주지를 다시 사물 안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 귀환은 두 줄기로 진행된다. 한 줄기는 키트 파인(Kit Fine)에 의한 본질(essence)의 재발견이며, 다른 한 줄기는 스티븐 멈포드(Stephen Mumford)와 라니 안줌(Rani Lill Anjum) 등이 주도한 성향 실재론(dispositional realism)이다.
파인은 1994년 논문 「본질과 양상」에서 본질을 양상 개념으로 환원하려는 시도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핵심 반례는 다음과 같다. 표준적 집합론에서 소크라테스가 단원 집합 {소크라테스}의 원소라는 사실은 필연이지만, 이 사실이 소크라테스의 본질의 일부라고 말하는 것은 부당하다. 본질은 단순히 모든 가능 세계에서 참인 명제의 집합 이상이며, 사물이 자신의 정체성을 통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더 정밀한 개념이다. 파인의 결론은 양상이 본질로부터 도출되어야 하며, 본질이 양상의 자원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방향 전환이다.
이 전환의 함의는 결정적이다. 가능 세계 위의 양화로 환원되었던 양상 개념이, 사물의 본질이라는 사물 내재적이며 비-양상적인 자원에 기초를 두게 된다. 가능성은 사물의 본질이 허용하는 변이의 범위이며, 사물 자신의 형이상학적 구조 안에 거주한다.
성향 실재론은 같은 방향의 작업을 인과성과 자연 법칙의 측면에서 수행한다. 멈포드와 안줌은 그들의 저서 『경향이란 무엇인가』(What Tends to Be)에서 양상에 필연과 가능이라는 두 값 외에도 세 번째 양상 값, 곧 성향적 양상(dispositional modality) 또는 경향(tendency)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양상은 필연보다 약하고 단순 가능보다 강하다. 이 양상의 원천은 사물의 인과적 힘이며, 환원 불가능하고 자연 안에 편재한다. 유리잔의 깨지기 쉬움, 소금의 용해성, 고무줄의 탄성은 모두 사물 안에서 자신의 발현을 향해 작동하는 실재하는 경향이다.
성향 실재론의 형이상학적 함의는 라이프니츠 이후 분리되었던 두 가지, 곧 가능성의 실재성과 가능성의 인과성이 다시 결합된다는 점이다. 가능성은 사물 안에 있고, 사물의 인과 작용을 통해 자기를 드러낸다. 이러한 입장은 양자역학의 해석에서도 독립적으로 발견된다. 칼 포퍼(Karl Popper)는 1957년 이후 일련의 작업을 통해 확률에 대한 성향 해석(propensity interpretation)을 제안했다. 그의 입장은 객관적 확률이 실험 장치나 물리적 설정 안에 실재하는 성향이라는 것이었다.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고, 사물의 성향이 가능한 결과들을 향해 작동한다. 양자역학의 사건은 사물 자체의 성향적 구조 안에서 발생하며, 그 발생의 통계적 분포가 우리가 확률이라고 부르는 양적 표현으로 드러난다.
이 단계에 이르러 아리스토텔레스적 뒤나미스의 형이상학적 직관은 형식 논리의 자원을 흡수한 뒤 두 번째 실재론으로 귀환한다. 두 번째 실재론이란 가능 세계 의미론의 형식적 성과를 전제하면서도, 양상의 궁극적 기초를 사물의 본질 또는 인과적 성향에 위치시키는 양상 이론들을 가리킨다. 파인의 본질 개념은 형식 의미론의 정밀성을 자기 안에 들였으며, 멈포드의 성향 양상은 인과적 어휘를 통해 자연과학과의 접점을 회복한다.
종합: 가능성의 다섯 거주지와 설명 부담의 분업
가능성을 둘러싼 2,400년의 논의는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단순한 양자택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 논의는 가능성이 어디에 거주하느냐를 둘러싼 거주지의 이동사다. 거주지의 후보는 다섯 개로 정리된다. 사물 안의 역량(아리스토텔레스), 신의 지성 속 무한 우주(라이프니츠), 의미론적 모형(크립키), 구체적 우주들의 집합(루이스), 사물의 본질과 인과적 성향(파인과 멈포드). 각 후보는 가능성의 특정한 측면을 가장 잘 설명하며, 그 설명의 비용도 각각 다르다.
가능 세계 의미론은 양상 추론의 형식적 정밀성을 보장한다. 루이스적 양상 실재론은 형이상학적 환원의 단순성을 제공한다. 파인과 멈포드의 입장은 가능성의 인과적 활동성을 회복한다. 어느 입장이 가장 강한가는 어떤 설명적 부담을 우선하느냐에 달려 있다. 형식 의미론을 우선시할 때 크립키-루이스 계열의 입장이 강하고, 인과적·과학적 실재론을 우선시할 때 성향 실재론이 강하다.
각 입장에 대한 강한 반론은 이 분업의 필요성을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양상 허구주의(modal fictionalism)는 가능 세계 형식 장치의 실재성에 가장 날카로운 이의를 제기한다. 기드언 로젠(Gideon Rosen)이 1990년 정식화한 이 입장은, 가능 세계론의 형식 도구가 양상 추론에 유용하더라도 그것이 가능성의 실재적 거주지를 지시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양상 허구주의자에게 "이 사건은 가능하다"는 말은 "가능 세계 허구에 따르면 이 사건이 일어나는 세계가 있다"는 말로 분석된다. 허구는 유용하게 작동할 수 있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존재론적 거주지를 보장하지 않는다. 이 도전은 형식적 가능 공간—가능 세계 의미론이 구성하는 논리적·의미론적 가능성의 체계적 공간—이 가능성의 실재적 거주지를 스스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성향 실재론 역시 고유한 적용 범위 한계를 갖는다. 성향 실재론은 자연적·인과적 가능성, 즉 어떤 물리적 과정이 어떤 결과를 향해 경향하는가를 설명하는 데 강점을 갖는다. 그러나 논리적·수학적 가능성은 인과적 성향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어떤 수학적 구조가 가능한가라는 물음은 어떤 사물의 인과적 힘에도 근거하지 않으며, 논리적 공간 안의 가능성들은 성향의 어휘가 도달하지 않는 영역을 형성한다. 이 한계는 사물 내부의 인과적 역량만으로는 가능성 개념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향 실재론에 대한 더 직접적인 반론은 성향의 존재론적 지위에 제기된다. 범주주의(categoricalism) 또는 흄주의(Humeanism) 계열의 입장은 속성의 본질을 인과적 힘으로 보지 않고, 성향을 범주적 속성의 기초나 법칙적·분포적 배열에서 파생되는 설명 방식으로 이해한다. 이 반론을 받아들이면 사물 내부의 성향은 궁극적 거주지라는 지위를 잃고 자연적 가능성을 기술하는 한 방식에 머문다. 이 도전은 성향 실재론을 단독 기초로 세우는 결론을 약화시키며, 성향을 자연적 가능성의 실재적 내용을 설명하는 강한 후보로 제한한다.
이 반론들이 함께 성립할 때 그 함의는 다음과 같다. 형식적 가능 공간은 양상 언어의 정밀한 표상을 제공하지만 실재적 거주지를 스스로 보장하지 않는다. 성향 실재론은 자연적 가능성의 실재적 내용을 강하게 설명하지만, 논리적·수학적 가능성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고 그 존재론적 지위 역시 범주주의·흄주의와 경쟁한다. 두 거주지는 서로 다른 설명 부담을 나누어 맡는다. 이것이 이중 거주의 정확한 의미다. 사물의 본질과 성향(내부 거주지)은 자연적·인과적 가능성의 실재적 내용을 설명하는 강한 후보이며, 가능 세계 의미론의 형식 공간(외부 거주지)은 그 내용을 포함해 더 넓은 논리적·의미론적 가능 범위를 체계화한다. 전자는 후자에게 자연적 가능성의 실재적 닻을 제공하고, 후자는 전자에게 형식적 표현 범위를 부여한다.
이 결론은 처음의 물음을 재구성한다.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것은 자연적 세계에서는 사물의 본질과 성향의 형태로 실재적 내용을 얻고, 의미론적 공간에서는 가능한 사태들의 논리적 범위로 표상된다. 가능 세계 의미론은 본질과 성향이 제공하는 자연적 가능성을 포함하면서도, 수학적·논리적 가능성처럼 비인과적 범위를 함께 형식화한다. 가능성의 형이상학은 사물의 형이상학과 의미론의 형식 장치가 만나는 자리에서 작동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제기한 첫 번째 물음, 곧 가능성이 사물 안에 실재하는가의 물음은 2,400년의 우회를 거쳐 다시 양상 형이상학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그 자리는 형식의 정밀성과 인과의 실재성을 함께 요구하는, 양상 사유의 두 번째 단계로 열려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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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6년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