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재 아래의 불 — 지화명이(地火明夷)

북쪽 산맥 아래, 겨울이 길고 빛이 귀한 도시가 있었다.
그 도시는 오래전부터 유리를 굽고 등잔을 두드려 살았다. 장인들은 모래를 녹여 창을 뽑았고, 구리를 두드려 잔을 만들었으며, 저녁이면 골목마다 노란 불이 물처럼 고였다. 빛이 흔한 도시가 아니라, 빛을 다루는 도시였다. 이 차이가 이야기의 시작이다.
새 총독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포고를 내걸었다.
"어둠은 죄다. 모든 창을 열어라. 모든 작업장은 불을 꺼뜨리지 말라. 모든 사람은 자기 마음속 생각까지 밝게 드러내라."
처음에는 그 말이 그럴듯했다. 빛이 많아지면 도둑이 줄고 거짓이 줄 것이라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도둑은 줄었다. 거짓도 줄었다. 다만 말이 함께 줄었다. 저녁 식탁에서 누가 웃었는지, 누가 울었는지가 자꾸만 먼 데까지 기록되었으므로, 사람들은 점점 표정을 잃었다. 창문은 환했지만 방 안은 추웠고, 광장은 눈부셨지만 오래 서 있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도윤은 그 도시에서 가장 맑은 등피를 굽던 젊은 장인이었다.
그의 유리는 빛을 넓고 느리게 퍼뜨렸다. 아이들은 그의 등잔 아래서 글자를 배웠고, 노인들은 그 곁에서 바늘귀를 찾았다. 그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 빛이 아니라 빛이 머무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총독은 그 자리를 싫어했다.
어느 날 그는 도윤의 작업장을 둘러보았다. 손바닥만 한 등잔 하나를 집어 한참 들여다보다가,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너의 빛은 너무 조용하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빛은 경계를 무르게 한다. 빛은 사람을 떨게 해야 한다."
그날 광장 확장 공사가 시작되었고, 도윤은 거울판 제작을 명령받았다. 사람의 얼굴을 크게 비추는 차가운 판들이었다. 빛을 퍼뜨리는 유리가 아니라, 빛을 되쏘아 얼굴을 심문하는 유리였다.
그는 그 일을 잘 해냈다.
이것이 가장 아팠다. 손이 기억하는 기술이 거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을 고르게 펴 발라야 왜곡이 없고, 유리의 두께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상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평생 배운 것을 다 써서 훌륭한 거울판을 만들었다. 광장에 그의 판이 세워진 날, 한 노인이 자기 얼굴을 보고 뒷걸음질 쳤다. 도윤은 그 장면을 먼발치에서 보았다. 아무도 그가 만든 줄 몰랐다.
집에 돌아와 그는 손을 여러 번 씻었다. 은 냄새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는 손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이 손이 만든 판에 사람의 얼굴이 한 치도 어긋나지 않고 비쳤다는 사실이, 그 정확함이 그를 며칠 동안 앓게 했다.
그의 어머니는 오래된 화덕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무릎에 재를 덮고 있었는데, 재 밑에 아직 붉은 숯 하나가 숨어 있었다.
"등불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 밤도 있다."
도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럼 꺼뜨려야 합니까."
"아니다."
어머니는 집게로 재를 걷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재를 한 겹 더 덮었다.
"숨겨야지. 그러나 재가 너무 두꺼우면 숯도 죽는다. 너무 얇으면 바람이 찾는다. 이 두께가 기술이다."
도윤은 그 말을 오래 기억했다.
그날부터 그는 낮에는 거울판을 계속 만들었다. 밤에는 아무도 내려가지 않는 지하 저장고로 내려갔다. 저장고는 습하고 천장이 낮았지만, 한구석에 오래된 화덕이 남아 있었다. 그는 거기서 손바닥만 한 유리잔을 굽기 시작했다. 입구는 좁게, 속은 깊게. 바람이 들어가지 못하고 빛이 밖으로 크게 새지도 않는 형태였다. 불씨 하나면 밤을 났다.
그는 그 등잔을 아무에게나 주지 않았다.
먼저 말을 잃은 학교 선생에게 하나를 주었다. 선생은 포고 이후 수업에서 입을 다물었다. 아이들은 그의 침묵을 베껴 쓰고 있었다.
얼마 뒤, 다른 사람에게 하나를 더 주었다. 밤마다 병자를 돌보는 의원이었다. 의원은 환한 창을 피해 덧문을 치고 일했는데, 그 덧문 너머의 빛이 너무 밝아 환자의 동공이 자꾸 흔들린다고 했다.
세 번째는 책을 베껴 적다가 원본을 빼앗긴 서기에게 갔다. 서기는 기억을 다 잃기 전에 한 문장씩이라도 옮겨 놓고 싶다고 했다.
네 번째는 떠날 준비를 하는 마부에게 갔다. 그는 남쪽 고개를 넘어가려 했다. 도윤은 그에게만 등잔을 두 개 주었다.
"하나는 당신 것, 하나는 당신이 도착한 곳에서 이 유리를 다시 굽고 싶어 하는 사람 것."
줄 때마다 그는 같은 말을 덧붙였다.
"창가에 두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어느 밤, 도윤은 화덕 앞에서 손을 멈추었다. 낮의 거울판과 밤의 등잔이 같은 모래, 같은 불, 같은 손이라는 것을 문득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낮의 일을 견디려고 밤의 일을 하는 것인지, 밤의 일을 계속하려고 낮의 일을 견디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두 가지가 서로를 떠받치고 있다면, 둘 중 어느 하나가 진실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날 밤 그는 등잔 하나를 끝까지 굽지 못하고 덮어 두었다. 미완의 유리는 식으면서 가장자리에 가느다란 금이 갔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났다. 광장의 빛은 점점 더 커졌다. 총독은 탑을 세 개 더 세웠고, 탑마다 거울이 늘었다. 도시는 대낮처럼 환해졌다. 대낮처럼 환한 도시에서 사람들은 점점 대낮처럼 지쳐갔다. 빛이 늘수록 기름이 더 들었다. 기름을 대기 위해 세금이 올랐다. 세금이 오르자 사람들은 집에서 등을 껐다. 광장은 밝았고, 집은 어두웠다. 이것이 도시의 새 질서였다.
그러나 어두워진 집들 안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선생은 밤마다 자기 벽장 안쪽에 숯으로 한 문장씩 적었다. 등잔은 벽장 바닥에 두었다. 그 빛은 벽장 밖으로 새지 않았지만, 벽장 안쪽은 세계의 한 문단이 되어갔다. 몇 달 뒤 그가 죽었을 때, 한 학생이 그 벽장을 열고 문장들을 옮겨 적어 갔다.
의원은 밀봉된 방에서 아이를 받았다. 큰 창이 있는 방은 이미 너무 밝아 산모가 눈을 뜰 수 없었기 때문에, 의원은 창을 천으로 막고 도윤의 등잔 하나로 산파 일을 했다. 아이는 새벽에 울음을 터뜨렸다. 등잔은 그 울음 동안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서기는 기억나는 한 문장씩을 매일 밤 옮겼다. 금지된 책의 목차부터였다. 그는 느렸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났을 때, 그의 방 구석에는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얇은 책 한 권이 쌓여 있었다.
마부는 떠났다. 남쪽 고개 너머로 사라졌고, 등잔 하나와 또 다른 등잔 하나가 그와 함께 사라졌다.
도윤은 한 번 실수를 했다.
어느 저녁, 저장고 계단을 올라오던 그는 피로에 지쳐 지상의 작업대 위에 등잔 하나를 잠시 두었다. 작업장에는 큰 창이 있었다. 그는 "잠깐만"이라고 생각했다. 그 잠깐 사이에 순찰병이 지나갔다.
병사는 창 안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다만 그 유리의 빛깔이 광장의 빛과 다르다는 것만을 기록했다. 다음 날 총독의 사람들이 작업장을 뒤졌다. 그들은 지하 저장고까지는 내려가지 않았다 — 내려갈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작업대 위의 등잔은 압수되어 광장 한복판, 가장 큰 불기둥 아래에 놓였다.
거기서 그 등잔은 보이지 않았다. 기둥의 빛이 너무 밝아서 그 작은 불빛은 아예 없는 것처럼 되었다. 며칠 뒤 누군가 그것을 발로 차서 깨뜨렸는데, 깨질 때까지 아무도 그것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윤은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오래 앉아 있었다. 다음 날 그는 지하 저장고로 내려가 화덕을 벽 깊은 쪽으로 옮겼고, 계단 근처에 놓여 있던 유리 조각들을 모두 치웠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에게 다시 전갈을 보냈다.
"창가에 두지 마십시오."
이번에는 그 말이 속담처럼 퍼졌다. 도윤이 그 말을 만든 줄 모르는 사람들도 그 말을 썼다. 아이를 숨길 때, 편지를 숨길 때, 울음을 숨길 때. 창가에 두지 마십시오.
겨울은 길었다. 폭설이 왔지만 탑은 무너지지 않았다. 거울은 얼었지만 깨지지 않았다. 총독은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빛은 여전히 광장에 가득했고, 기름은 여전히 부족했고, 사람들은 여전히 지쳤다.
총독은 자기 방에는 두꺼운 휘장을 치게 했다. 광장의 빛이 방 안으로 직접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머리맡에는 손바닥만 한 등잔 하나를 두었다. 그는 자기 앞의 큰 거울 앞에서는 오래 서 있지 않았다. 자기 얼굴이 크게 되비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이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이 하나 있었다. 총독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의 탑들은 여전히 솟아 있었고, 그의 거울들은 여전히 얼굴을 되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얼굴들 뒤에서 사람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다른 빛을 쬐고 있었다. 벽장 안, 밀봉된 방, 잉크가 마르지 않은 책, 남쪽으로 간 마부의 안주머니 안.
도윤은 거울판을 계속 만들었다. 낮에는 그 일을 했고, 잘 했다. 그는 그 일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만두면 자신이 드러나고, 드러나면 등잔들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았다. 거울판을 만드는 손은 등잔을 만드는 손과 같은 손이어야 했다.
밤에는 지하로 내려갔다. 화덕 앞에 앉아 재를 한 번 뒤집었다. 재 밑에는 아직 붉은 숯 하나가 있었다. 그것을 꺼내지 않고, 그는 재를 다시 덮었다.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두께로.
봄이 왔는지는, 이 이야기에는 쓰여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