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바람이 등을 밀기전에
먼저 귀를 막는다
소금 냄새가 난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처럼
발목이 기억하는 것들—
돌멩이, 풀뿌리, 어딘가 두고 온 것
아래는 보지 않는다
보면 아는 것들이 생긴다
손바닥에 땀이 맺히는 건
무서워서가 아니다
손이 무언가를 쥐려 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무릎이 조금 구부러진다
내가 구부린 게 아니다
무릎이 먼저 알았다
뒤돌아서면
풀잎이 발등을 스친다
세상은 그렇게
다시 무게를 돌려준다
나는 아직 여기 있다
선택한 것이 아니라
아직, 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