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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의 표

읍내 정류장 비닐 차양 아래
막차 시간표가 손가락만큼 번졌다

나는 오늘도 표를 두 장 샀다
한 장은 내 주머니에 접고
한 장은 당신이 앉던 나무 의자 위에 놓았다

처음 오신 날에도
나는 그렇게 서 있었다
흙 묻은 구두 끝으로
말 한마디를 오래 밀고 있었다

서울에서 오셨습니까
여기 사과는 냄새가 촌스럽지요
나는 묻고 나서
봉지를 두 손으로 바꾸어 들었다

병실 창문은
읍내보다 더 하얬다
당신은 웃으며
내 이름을 끝까지 부르지 못했다

괜찮으십니까
물어도 될 말이 그것뿐이라서
나는 밤마다 약 봉투의 접힌 모서리만
바르게 펴 놓았다

오늘도 오시나요
그때는 묻지 못한 말이
정류장 유리창 안쪽에
김처럼 서렸다

오늘은 안 오시나요
나무 의자 밑으로
늦가을 먼지가 조금씩 모이고

표 파는 아주머니가
이제 한 장만 끊으라 해도
나는 잔돈을 세 번이나 다시 센다

당신이 오실 리 없는 곳까지
완행버스는 불을 켜고 들어오는데

이 표는
어디까지
접어 두면 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