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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AI 협업 시스템: 생성·검증·반박·결정의 역할 분화

핵심 요약

1인 AI 협업 시스템의 핵심은 여러 개의 AI 도구를 많이 사용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하나의 지식 노동 과정을 생성, 검증, 반박, 결정, 기록이라는 서로 다른 판단 기능으로 분해하고, 각 단계가 서로를 견제하도록 작업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다. 이 구조에서 인간은 문제 정의, 성공 기준 설정, 최종 결정, 책임 귀속을 맡고, AI는 초안 생성, 오류 탐지, 반대 논리 구성, 비교 정리, 문서화 같은 보조 판단을 수행한다.

이 방식은 단일 응답에 의존하는 AI 사용법보다 안정적이다. 생성 AI는 빠르게 그럴듯한 답을 만들 수 있지만, 그 답이 사실인지, 논리적으로 일관되는지, 반대 사례를 견딜 수 있는지, 실제 의사결정에 충분한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따라서 1인 AI 협업 시스템은 “AI에게 물어본다”는 수준을 넘어, AI를 작업 흐름 안의 여러 역할로 배치하는 운영 프로토콜이다.

이 글의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다. 1인 AI 협업의 생산성은 AI의 개수보다 역할 분화의 정밀도에 의해 결정된다. 생성자, 검증자, 반박자, 정리자를 분리하면 확증편향과 검증 누락을 줄일 수 있다. 인간이 모든 판단을 직접 수행할 필요는 없지만,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지, 무엇을 오류로 볼 것인지, 어떤 기준에서 채택할 것인지는 인간이 정해야 한다. 이 구조는 개인 지식 노동을 반복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실질적 의미가 있다.

문제의식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서 많은 사용자는 AI 활용을 “더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기술”로 이해한다. 이 관점은 어느 정도 유효하지만, 개인 지식 노동의 복잡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실제 작업은 단순히 답을 얻는 과정이 아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가능한 해법을 만들고, 그 해법의 오류를 찾고, 반대 논리를 검토하고, 여러 대안을 비교한 뒤, 최종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을 기록하는 연쇄적 과정이다.

단일 AI 응답에 의존하면 이 연쇄 과정이 하나의 출력으로 압축된다. 이때 사용자는 답변이 만들어지는 방식, 검증 기준, 생략된 반론, 불확실성의 위치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AI가 유창한 문장으로 답할수록 사용자는 그 답의 취약성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문제는 AI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틀린 답이 그럴듯하게 제시될 때 인간의 검토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1인 AI 협업 시스템의 문제의식은 “AI를 얼마나 많이 쓰는가”가 아니라 “AI를 어떤 판단 구조 안에 배치하는가”에 있다. 좋은 시스템은 생성과 검증을 분리하고, 찬성 논리와 반대 논리를 분리하며, 초안과 최종 결정을 분리한다. 이러한 분리는 개인이 혼자 일하더라도 작은 조직처럼 사고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개념의 정의

1인 AI 협업 시스템은 한 명의 인간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자신의 사고와 작업을 구조화하는 작업 운영 체계다. 여기서 협업은 인간과 AI가 동등한 책임 주체라는 의미가 아니다. 협업은 기능적 분업을 뜻한다. 인간은 목적, 맥락, 가치 판단, 책임을 담당하고, AI는 언어 생성, 정보 정리, 대안 구성, 오류 탐지, 형식화 같은 반복 가능하거나 보조적인 인지 작업을 수행한다.

이 개념은 단순한 “멀티 AI 사용”과 구분된다. 여러 챗봇을 동시에 열어놓고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는 것은 수량 중심의 사용법이다. 반면 1인 AI 협업 시스템은 역할 중심의 사용법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AI는 초안을 만들고, 두 번째 AI는 오류를 찾고, 세 번째 AI는 반대 논리를 구성하고, 네 번째 AI는 최종 의사결정 표를 만드는 방식이 가능하다. 같은 AI를 쓰더라도 프롬프트와 절차를 달리해 역할을 분리하면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인간-중심 AI, human-in-the-loop, augmented intelligence, AI-assisted decision-making 같은 개념과 맞닿아 있다. 공통점은 AI가 인간 판단을 대체하기보다 보조한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1인 AI 협업 시스템이 조직이나 제품 설계보다 개인 작업 프로토콜에 초점을 둔다는 데 있다. 즉, 이것은 기업 차원의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라기보다 개인 지식 노동자가 자신의 사고 과정을 운영하는 실천 모델이다.

배경과 맥락

AI 활용은 초기에 자동화의 관점에서 주로 논의되었다. 자동화의 핵심 질문은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신할 수 있는가”였다. 생성형 AI 이후에는 질문이 바뀌었다. 이제 핵심은 “AI가 만든 결과를 사람이 어떻게 검토하고 의사결정에 통합할 것인가”이다. 특히 글쓰기, 기획, 리서치, 코딩, 전략 수립, 학습 설계처럼 정답이 하나로 고정되지 않은 작업에서는 AI가 초안을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그 초안의 타당성은 별도 판단을 요구한다.

NIST의 AI Risk Management Framework는 AI 시스템의 신뢰성을 단순 성능이 아니라 유효성, 안전성, 책임성, 투명성, 설명 가능성, 공정성, 프라이버시 같은 여러 속성의 결합으로 본다. 이 관점은 개인의 AI 활용에도 적용된다. 개인 사용자가 AI 답변을 사용할 때도 “맞는가”, “근거가 있는가”, “누락된 위험은 없는가”, “결정 책임을 누가 지는가”를 분리해서 검토해야 한다.

Microsoft의 Human-AI Interaction 가이드라인과 Google의 People + AI Guidebook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좋은 AI 사용 경험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서 틀릴 수 있는지, 사용자가 어느 정도 신뢰해야 하는지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 작업에서 이것은 “AI의 답을 믿을지 말지”라는 단순 문제가 아니라, “어떤 단계에서 어떤 종류의 판단을 AI에게 맡길 것인가”라는 설계 문제로 바뀐다.

최근 LLM 연구에서도 생성과 평가의 분리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Self-Refine 연구는 모델이 초안을 만들고 스스로 피드백을 생성해 반복 개선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LLM-as-a-Judge 연구는 강한 언어 모델이 다른 모델의 출력을 평가하는 방식의 가능성과 한계를 분석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AI가 단순 생성기만이 아니라 평가자, 비평자, 정리자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평가 모델도 위치 편향, 장황함 선호, 자기선호, 제한된 추론 능력 같은 한계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핵심 논리

1인 AI 협업 시스템의 중심 원리는 역할 분화다. 인간이 혼자 작업할 때도 실제로는 여러 인지 역할을 번갈아 수행한다. 아이디어를 내는 역할, 의심하는 역할, 반박하는 역할, 편집하는 역할, 결정하는 역할이 모두 필요하다. 문제는 한 사람이 이 역할들을 동시에 수행하면 자신의 최초 가설에 끌려가거나, 이미 만든 초안을 방어하거나, 검증 과정을 생략하기 쉽다는 점이다.

AI는 이 역할들을 외부화하는 데 유용하다. 생성 단계의 AI는 가능한 해석, 초안, 대안, 구조를 빠르게 제시한다. 검증 단계의 AI는 사실 오류, 논리적 비약, 범위 초과, 근거 부족을 찾는다. 반박 단계의 AI는 가장 강한 반대 논리, 예외 사례, 실패 조건을 구성한다. 정리 단계의 AI는 검토 결과를 의사결정 가능한 형태로 압축한다. 인간은 이 모든 산출물을 보고 최종 판단을 내린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AI의 약점을 AI의 다른 역할로 일부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 AI의 첫 출력은 종종 지나치게 매끄럽고 단정적이다. 검증자 역할을 분리하면 그 매끄러움에 가려진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 반박자 역할을 분리하면 사용자가 듣고 싶은 결론만 강화하는 확증편향을 완화할 수 있다. 정리자 역할을 분리하면 논쟁과 검토 결과를 실제 선택 가능한 기준으로 바꿀 수 있다.

핵심은 각 역할의 목적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다. 같은 AI에게 “좋은 글을 써줘”라고 요청하면 생성 역할만 작동한다. “이 글의 사실 오류를 찾아라”라고 요청하면 검증 역할이 작동한다. “이 주장의 가장 강한 반론을 구성하라”라고 요청하면 반박 역할이 작동한다. “이 대안들을 비용, 위험, 실행 가능성 기준으로 비교하라”라고 요청하면 의사결정 보조 역할이 작동한다. 작업 품질은 모델의 지능만이 아니라 역할 지시의 분명함에 의해 달라진다.

작동 구조: 생성, 검증, 반박, 결정

가장 단순한 1인 AI 협업 시스템은 네 단계로 구성할 수 있다.

첫째, 생성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AI에게 넓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초안, 아이디어, 개념 구조, 대안 목록을 만들게 한다. 생성 단계의 목표는 정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탐색 공간을 넓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검증을 먼저 요구하기보다 가능한 접근법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편이 낫다.

둘째, 검증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생성된 결과를 사실성, 논리성, 범위, 근거, 실행 가능성 기준으로 점검한다. 검증자는 초안을 개선하려고 하기보다 문제를 찾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좋은 검증 프롬프트는 “더 좋게 고쳐라”보다 “이 주장이 실패할 조건을 찾아라”, “근거 없는 단정을 표시하라”, “사실 확인이 필요한 문장을 분리하라”처럼 오류 탐지를 명시한다.

셋째, 반박 단계다. 반박은 검증과 다르다. 검증이 오류를 찾는 과정이라면, 반박은 그럴듯한 대립 논리를 구성하는 과정이다. 어떤 주장이 사실 오류 없이 성립하더라도, 다른 가치 기준이나 다른 전제에서는 약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I 협업 시스템은 생산성을 높인다”는 주장은 대체로 타당할 수 있지만, 검증 비용이 과도하게 커지거나 사용자가 AI 판단에 과잉 의존하면 오히려 의사결정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 반박 단계는 이런 대안적 해석을 드러낸다.

넷째, 결정 단계다. 이 단계에서 인간은 생성, 검증, 반박 결과를 종합해 채택, 보류, 폐기, 재작성 중 하나를 선택한다. AI는 비교표나 의사결정 메모를 만들 수 있지만, 최종 책임은 인간에게 남는다. 결정은 단순히 “어느 답이 더 좋아 보이는가”가 아니라 “내 목적, 제약, 위험 허용 수준, 책임 범위 안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체적 사례

예를 들어 개인이 “AI 네이티브와 기존 지식 노동자의 차이”라는 글을 작성한다고 하자. 단일 응답 방식에서는 AI에게 바로 글을 써 달라고 하고, 나온 답을 약간 고쳐서 사용한다. 이 경우 글은 빠르게 완성되지만, 개념 정의가 느슨하거나 반대 논리가 빠지거나 과장된 일반화가 들어갈 수 있다.

1인 AI 협업 시스템에서는 절차가 달라진다. 먼저 생성자 AI에게 개요와 핵심 주장을 만들게 한다. 여기서 “AI 네이티브는 지식 보유자보다 문제 설계자에 가깝다”는 중심 명제가 나온다. 다음으로 검증자 AI에게 이 명제의 취약점을 찾게 한다. 검증자는 “기존 지식 노동자도 이미 문제 설계를 해 왔다”, “AI 네이티브라는 용어가 세대론적 과장으로 흐를 수 있다”, “지식 보유와 문제 설계는 대립 관계가 아니라 연속 관계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 다음 반박자 AI에게 가장 강한 반대 입장을 구성하게 한다. 반박자는 “AI 도구 숙련도가 지식 노동의 본질을 바꾸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깊은 분야 지식이 없으면 문제 설계도 피상화된다”는 논리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리자 AI는 찬성 논리와 반대 논리를 비교해 “AI 네이티브는 지식이 불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지식을 문제 정의와 검증 프로토콜로 재배치하는 사람”이라는 더 정교한 결론을 제안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AI가 결론을 대신 정했다는 점이 아니다. AI는 가능한 논리 공간을 확장하고, 취약한 지점을 드러내며, 반론을 명시화했다. 인간은 그 결과를 보고 최종 문장을 결정한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개인은 단순한 AI 사용자에서 작업 프로토콜 설계자로 이동한다.

검증 기준의 선행 배치

1인 AI 협업 시스템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실패는 검증을 뒤늦게 붙이는 것이다. 많은 사용자는 초안을 만든 뒤 마지막에 “오류가 있는지 봐줘”라고 요청한다. 이 방식도 도움이 되지만, 검증 기준이 사후적으로 붙으면 초안의 방향 자체가 이미 고정된 뒤일 수 있다. 더 나은 방식은 문제 정의 단계에서 검증 기준을 함께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문을 작성한다면 처음부터 다음 기준을 둘 수 있다. 핵심 개념이 정의되어야 한다. 반대 개념과 구분되어야 한다. 최신 정보가 필요한 부분은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 근거 없는 수치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반론과 한계를 포함해야 한다. 이 기준이 먼저 정해지면 생성 단계의 AI도 더 정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검증 단계의 AI도 무엇을 오류로 볼지 분명해진다.

이 점에서 1인 AI 협업 시스템은 단순한 사후 교정 도구가 아니라 사전 품질 설계 도구다. 검증은 마지막 문장 다듬기가 아니라 작업 전체를 지배하는 기준이다. 좋은 시스템은 초안 작성 전에 성공 조건, 실패 조건, 금지 조건, 확인 필요 항목을 정한다. 이 기준이 없으면 여러 AI를 사용하더라도 산출물은 서로 다른 말투의 초안 묶음에 머무를 수 있다.

주요 쟁점과 반론

첫 번째 쟁점은 “AI가 AI를 검증할 수 있는가”이다. AI 검증은 유용하지만 완전하지 않다. LLM-as-a-Judge 연구는 강한 언어 모델이 인간 선호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평가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위치 편향, 장황함 선호, 자기선호, 제한된 추론 능력 같은 한계를 지적한다. 따라서 AI 검증자는 최종 판정자가 아니라 오류 후보를 찾는 탐지자로 이해하는 편이 안전하다.

두 번째 쟁점은 “역할 분화가 작업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가”이다. 모든 작업에 생성, 검증, 반박, 결정의 전체 절차를 적용하면 비용이 커질 수 있다. 간단한 문장 수정이나 낮은 위험의 아이디어 발상에는 단일 AI 응답으로 충분할 수 있다. 역할 분화는 고위험, 고복잡도, 고반복성 작업에서 특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장기 전략, 공개 글, 정책 판단, 법률·의학·재무 관련 검토, 중요한 보고서, 코드 배포 전 검토처럼 오류 비용이 큰 작업에서는 절차적 분리가 필요하다.

세 번째 쟁점은 “인간이 최종 책임을 진다는 말이 형식적 선언에 그치지 않는가”이다. 인간 책임이 실질적이려면 인간이 판단 기준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분야 지식 없이 AI의 결론만 선택한다면 최종 책임은 명목상 인간에게 있더라도 실제 판단은 AI에 종속된다. 따라서 1인 AI 협업 시스템은 인간의 지식 축적을 대체하는 장치가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지식과 판단 기준을 더 명확하게 쓰도록 돕는 장치여야 한다.

네 번째 쟁점은 “AI 반박이 실제 반박인가, 그럴듯한 문장 생성인가”이다. AI가 만든 반론은 항상 실질적 반론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때로는 양비론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약한 반론을 만들거나, 사용자의 원래 주장에 맞춰 형식적인 비판만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반박 단계에서는 “가장 강한 반대 입장”, “내 주장에 가장 치명적인 반례”, “전제가 무너지는 조건”처럼 강한 요구를 해야 한다.

오해와 한계

가장 흔한 오해는 여러 AI를 쓰면 자동으로 품질이 높아진다는 생각이다. 여러 모델의 답을 모아도 질문 구조가 같고 검증 기준이 없으면 비슷한 오류가 반복될 수 있다. 품질을 높이는 것은 모델의 수가 아니라 역할의 차이다. 생성자와 검증자가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면 분업 효과가 약하다. 검증자는 생성자의 목적을 공유하기보다 생성자의 실패 조건을 찾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또 다른 오해는 AI가 반박까지 해주면 인간의 비판적 사고가 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는 반대다. AI 반박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인간은 어떤 반론이 핵심이고 어떤 반론이 주변적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AI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가능성의 중요도와 현실적 우선순위는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이 시스템의 한계도 분명하다. 첫째, AI는 사실 확인을 완전히 보장하지 못한다. 최신 정보, 법률, 의학, 금융, 정책, 통계처럼 오류 비용이 큰 영역에서는 공식 자료와 전문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AI 간 역할 분화가 같은 모델 계열 안에서 이루어질 경우 동일한 편향이나 동일한 데이터 한계를 공유할 수 있다. 셋째, 인간 사용자가 최초 문제를 잘못 정의하면 이후 단계가 정교해져도 전체 결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넷째, 검증과 반박 절차가 과도해지면 실행이 지연될 수 있다.

따라서 1인 AI 협업 시스템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구조가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AI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단일 응답 의존, 확증편향, 검증 누락, 책임 흐림을 줄이기 위한 절차적 장치다. 특히 반복되는 지식 노동을 다루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실천 프로토콜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최소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있다. 먼저 인간이 문제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 그다음 성공 기준과 실패 기준을 적는다. 생성자 AI에게 초안을 만들게 하고, 검증자 AI에게 오류와 누락을 찾게 한다. 반박자 AI에게 가장 강한 반대 논리를 구성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정리자 AI에게 선택지를 비교하게 한 뒤, 인간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 구조는 다음과 같은 프롬프트 묶음으로 구현할 수 있다.

[문제 정의]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공 기준, 실패 기준, 확인해야 할 전제를 먼저 정리하라.

[생성]
위 기준을 바탕으로 가능한 초안 또는 해결안을 3개 이상 제시하라. 각 안의 핵심 가정도 함께 적어라.

[검증]
위 초안에서 사실 오류, 논리적 비약, 근거 부족, 범위 초과, 확인이 필요한 문장을 분리하라.

[반박]
위 주장에 대해 가장 강한 반대 입장을 구성하라. 단순한 균형 맞추기가 아니라 실제로 이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전제, 반례, 실패 조건을 제시하라.

[결정]
생성안, 검증 결과, 반박 논리를 종합해 채택·수정·보류·폐기 중 하나를 권고하라. 단, 최종 결정은 인간이 내릴 수 있도록 판단 근거와 불확실성을 분리해 제시하라.

이 프로토콜은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고, 작업 유형에 맞게 바꿀 수도 있다. 글쓰기 작업에서는 문체와 논리 구조 검증이 중요하고, 코딩 작업에서는 테스트 케이스와 예외 처리가 중요하며, 리서치 작업에서는 출처 신뢰도와 최신성이 중요하다. 핵심은 모든 작업에서 생성과 검증을 같은 행위로 묶지 않는 것이다.

정리

1인 AI 협업 시스템은 개인이 AI를 하나의 답변 기계가 아니라 작업 과정의 여러 역할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AI의 수량이 아니라 판단 기능의 분리다. 생성자는 가능성을 열고, 검증자는 오류를 찾고, 반박자는 대립 논리를 구성하며, 정리자는 의사결정 가능한 형태로 압축한다. 인간은 문제 정의와 최종 책임을 맡는다.

이 구조는 단일 응답 의존을 줄이고, 확증편향을 완화하며, 검증 누락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반복되는 지식 노동에서는 매번 새롭게 고민하는 대신, 일정한 프로토콜을 통해 품질을 안정화할 수 있다. 좋은 AI 활용은 더 많은 도구를 쓰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좋은 AI 활용은 작업을 어떤 판단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의 책임과 한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서 나온다.

결국 1인 AI 협업 시스템은 개인을 작은 편집실, 연구실, 검토위원회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구조다. AI는 그 안에서 초안 작성자, 검토자, 반박자, 정리자로 기능한다. 인간은 편집장, 연구책임자, 최종 의사결정자로 남는다. 이 구분이 분명할수록 AI는 더 강력한 도구가 되고, 인간의 판단은 더 투명한 절차를 갖게 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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